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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날이 오면

그 날이 오면

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, 
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,
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,
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.
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 
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.

<심훈 1931>